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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구글 콘텐츠 삭제 요청이 가장 많은 한국 정부, 표현의 자유 억압?

by 동그라미네 2021.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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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영향력은 전 세계를 집어삼키고 있다. 전 세계가 구글로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만큼 많은 정보와 데이터가 구글에 쌓이고 있다. 데이터가 많이 쌓이다 보니 좋은 정보와 불편한 정보도 쌓이게 된다. 이를 각국 정부에서는 민감한 부분을 구글에 삭제 요청을 하기도 하는데, 국가별 콘텐츠 삭제 요청 건수를 구글 투명성 보고서에서 공개되었다.

 

 

유튜브 등 구글 콘텐츠를 5만 4천여 개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삭제 요청한 한국 정부

구글 투명성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 정부가 행정력을 동원해 삭제하는 인터넷  콘텐츠 규모가 선진국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한국 정부가 구글에 콘텐츠 삭제를 요청한 건수는 2,397건이었다.주요 7개국(G7)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작게는 3, 크게는 12배까지 차이가 났다. 개별 요청 건에 포함된 콘텐츠 항목으로 보면 수치는 더욱 폭증한다. 우리 정부가 구글에 삭제를 요청한 콘텐츠 개수는 2020년 한 해에만 54330이었다. 미국 (9482), 일본 (1070), 독일(1941), 영국 (829), 프랑스 (5475)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각국 정부가 구글에 콘텐츠 삭제를 요청한 건수

 

주요 사례로 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성매매를 조장하는 것으로 판단한 블로그 6개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거나,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북한군 개입설 등 가짜 뉴스를 유포 중인 유튜브 영상 100개에 대해 삭제를 요청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노골적인 이미지 545건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39개의 명예훼손성 블로그 글 50건의 삭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마저도 35%는 구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65%만 삭제됐다. 콘텐츠를 찾을 수 없다(1만 3398건), 콘텐츠가 이미 삭제됐다(1135건),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 (821건)는 이유로 삭제되지 않은 일도 많다. 그만큼 정부가 삭제 요청을 남발했다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많다. 유독 한국에서만 콘텐츠 삭제 요청이 도드라지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행정기관을 통한 사적 구제 관련 제도가 발달해 있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정보통신망법 제44 조 2항에 규정한 '임시조치'가 대표적이다. 임시조치는 특정 게시글로 자신의 권리가 침해됐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으면 해당 게시글을 30일 동안 무조건 차단하도록 되어있다.

 

 

외국은 소송으로 피해구제, 한국은 행정력으로 대응

임시조치로 연간 45만 건, 일평균 1250건이 넘는 인터넷 게시글이 차단되는데, 대부분 공적 인물이나 업체 대표에 따른 요청이라고 한다. 임시 조치가 사실상 삭제 기능과 같은데, 정치인이나 기업에 대한 비판과 합리적 문제 제기 조차 과도하게 차단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소송을 통한 피해구제보다 국가를 통한 절차적 피해구제 수단이 더 많다.

 

구글 콘텐츠

 

특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제도를 통한 심의에서 '불법정보''유해 정보'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광범위한 것도 문제로 꼽혔다. 불법 정보에 포함되는 항목이 통신시스템 방해, 음란정보, 비방, 공포심 등으로 너무 광범위하고 주관적인 판단의 여지가 크기도 하고, 혐오표현 등 유해 정보도 다른 나라는 포털 등을 통한 자율규제 영역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행정적, 형벌적 집행의 법적 규제 항목으로 두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정지 요청이나 처분이 내려지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피해자 입장, 소수의 입장도 고려하는 배려심이 깊은 규제 정책으로 인해 다른 나라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있지 않나 싶다. 이것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의견들도 있지만, 어느 입장에서 받아들이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디지털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정부의 노력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너무 한쪽에 치우쳐 불합리한 삭제 요청이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부의 대응이 신중할 필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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