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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왕국에서 일어나는 역사왜곡, 올바른 역사인식이 필요하다.

by 동그라미네 2021.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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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만든 일상의 변화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인지 드라마나 영화를 집에서 많이 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드라마들이 재미도 있고, 그래서인지 세계적으로 한류드라마 열풍이 오랜 시간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드라마 왕국이라는 별칭? 같은 게 붙기도 할 정도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그로 인한 부작용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드라마가 '넷플릭스'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달리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넷플릭스 이전에도 아시아에서는 한류드라마의 인기는 최고조였다. 넷플릭스가 전 세계로 한류드라마를 알릴 수 있는 수단이 된 것일 뿐이다. 드라마의 스토리 전개나 캐릭터, 화면 구성 등의 다양한 부분이 어우러져서 전 세계인들을 감동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인기를 이용하여 본인의 이익을 취하고 자하는 기업이나 국가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익은 본인의 집단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부분이니 당연한 것이다. 허나 그 이익을 취하는 과정이 누군가에게 상당한 피해를 주는 것이라면 과연.......

 

 

드라마 왕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드라마 제작의 현실이 어떤가?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들이 많이 있다.

정통 사극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이해하기 쉽게 배우는 통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래 학교 수업은 지루하고, 어렵게만 느껴지지만, 엄마의 이야기보따리는 재미있어 늘~ 기다려지는 것처럼 TV 역사 사극은 보는 재미와 역사적 지식을 얻기 좋은 수단이되기도 한다.  하지만,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서 픽션을 가미하기도 하는데, 작가의 스토리 구성 스타일이나 역사인식의 차이에 따라서 역사왜곡으로 이어진 사례들이 제법 있어왔다. 잣대에 따라서 역사왜곡이되기도 하고, 드라마적 특성으로 생각할 수 있는 픽션으로 인정할 수도 있어서 입장에 따라 애매한 경우가 많았다. 우기기 나름이라고나 할까?

 

조선구마사
조선구마사

 

하지만 이번에 큰~ 문제가 발생했다. SBS에서 많은 투자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16부작의"조선구 마사"라는 드라마 때문이다. 괴력 난신의 시대, 부활한 악령과 '생시'라는 좀비들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살아있는 사람들의 전쟁을 그려낸 조선 '엑소시즘 판타지 사극'이라고 이 드라마를 소개하고 있다. 이 드라마는 기획 의도에서 「조선왕조실록」 중에서 「태종실록」에 적혀있는 '태백성이 낮에 나타나기를 3일 동안 하였고, 밤에 부엉이가 창덕궁 서쪽 모퉁이에서 우니, 일관이 기양을 청하였다.', '부엉이가 창덕궁 인정전에서 우니, 해괴제를 행하라고 명하였다.'라는 두 개의 짧은 구절을 토대로 "만약 그 부엉이가 상징하는 것이 다름 아닌 '생시'였고, '악령'이었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기획 의도를 기록한 부분을 살펴보면, 《나라를 위한 선택이라 자신했지만, 마음 한 편으로는 불안함을 가진 채 악령과의 싸움을 시작한 아버지 '태종', 죽은 자들이 살아나는 기이한 현상을 목격한 후 의문을 갖게 된 '충녕대군', 조선의 차기 군주가 될 수 있는 이는 자신뿐이라고 자부했지만, 악령의 등장 이후 자신의 위치가 흔들릴 수 있음을 깨달은 양녕대군, 거기에 조선 팔천으로 살아야 했던 벼리와 사당패들이 합류하며 각자의 신념을 지키기 위한 기묘한 동행이 시작된다.》라고 적혀있는데, 이를 보면 이 드라마는 실제 조선 태종시대에 있었던 이야기를 다루는 정통 사극이 아니라 작가가 역사 속의 인물들을 가지고, 극적으로 만들어낸 판타지 소설을 드라마로 옮긴 "판타지 드라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판타지 드라마라는 말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처음 공개된 시놉시스는 '태조 이성계와 조선 왕실이 고려를 멸망시키고 조선을 건국하는 과정에서 로마 교황청에 사람을 보내 서역의 구마사와 생시들의 도움을 받은 뒤, 그들을 배신하고 죽여서 존재를 은폐하였으나 생시들이 다시 부활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시놉시스가 공개되자 많은 사람들은 설정 자체가 황당하고, 아무리 픽션이 가미되었다지만, 역사적 인물을 그대로 가져다가 사실과 연관 없이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설정을 한 것부터 이해할 수 없다는 비난이 많았습니다.  억지스러운 설정이라도 드라마적 픽션으로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실존 인물을 이용하여 사실과 다른 상상을 입히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조상의 업적을 기리고 자부심도 강한 문화가 있기 때문에 작가 개인의 의도뿐만 아니라 후손들의 입장과 피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태종, 전주 이 씨 종친회의 공분을 사게 하는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이었다. 

 

역사적으로 "숭유억불"의 군주로써 백성을 아끼기로 유명했던 태종을 드라마에서는 아버지 태조 이성계의 환상을 보고, 양민학살을 자행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태종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모독하려는 시도로 보일 수도 있었기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과 전주 이 씨 종친회의 비난을 받았다. 전주 이 씨 종친회는 이전에도 역사왜곡 드라마들을 경험했고, 모두 의연히 넘어갔었지만, 이번 조선구마사 드라마에 대해서는 정식으로 항의하고, 방송금지 국민청원까지 행하게 할 정도였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청렴하기로 알려지고, 고려 말의 명장이라 불리는 "최영 장군" 같은 경우에도 당대의 부패한 귀족으로 묘사한 것도 비난을 받았다. 최영 장군은 고려의 상징이었고, 존재감이 커서 그 당시 무속인들에게도 신으로 떠받들 여진 인물이었다. 최영 장군이 곧 고려였던 그 시기에 이성계 조차도 사당을 세워 최영 장군의 영정을 모셔 민심을 다독일 정도로 백성들에게도 인정을 받은 인물이었기에 부패한 권력으로 묘사된 점에 분노하지 않을 수없다. 과연 이 작가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위인들을 나쁘게 묘사함으로 얻어지는 것이 무엇일까? 과연 시청자들의 이런 반응을 생각하지 않았을 정도로 어리석었을까? 아니면, 시청자들과 국민들의 역사의식을 얕잡아 봤을까?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선구마사」가 1,2회 만에 폐지될 수밖에 없었던 더 큰 문제가 있다. 1,2회에 등장한 드라마의 소품이나 음식에서도 노골적으로 중국문화를 들이댄다. 한국의 드라마이지만, 중국에서 만든 드라마인 것 같은 이 드라마. 드라마 스토리 구성상 캐릭터들의 지리적인 위치상이라는 핑계를 댔지만, 조선의 정통 검이 아닌, 중국식 검을 사용한다거나 명나라식 중국 인테리어와 중국식 만두, 월병, 피단 등 중국 음식과 술을 마시는 모습들은 충분히 중국 드라마이고, 중국의 이야기 이거나 중국의 속국이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일반 시청자들은 미처 생각하지 못할  수 있는 부분이 OST 음악이다. OST 음악에는 중국 전통 악기인 고금과 고쟁으로 연주한 음악까지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 정도면 중국 드라마 맞는 것 같다. 중국이 만들었거나 중국을 알리기 위한 드라마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여러 정황들이 1,2회 만에도 시청자들의 역사왜곡을 비판하는 항의가 빗발쳤다. 기존의 역사왜곡 드라마들의 항의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시청자들의 움직임은 달라졌다. 방송사나 제작사에 항의해봐야 유야무야 변명하며 끝까지 촬영을 진행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가장 치명적인 부분을 건드리게 됐다. 제작 지원, 협찬하는 기업을 압박하는 것이었다.

협찬 기업들에 불매운동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조선구마사와의 손절이 이뤄질 수 있었다. 이는 1,2회 만에 종영하는 우리나라 사상 초유의 사건이 되어버렸다. 제작사와 작가는 공황상태일 것이다. 보통은 얼버무리면 마지막 회까지 드라마를 끌고 가거나 스토리 조정하면서 조기 종영하더라도 결말은 지었었기 때문이다. 

 

킹덤-드라마
킹덤의 한 장면

 

판타지 드라마, 픽션을 가미한 역사 사극은 기존에도 많이 만들어져왔다. 얼마전 전 세계에 한류 좀비, 조선좀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킹덤」의 성공 사례를 보면 이번 조선구마사의 문제점을 정확히 이해할 것이다. "킹덤"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한 좀비 드라마이지만, 실존 인물의 이름을 사용하지않고, 허구적인 이름을 만들어내어 스토리를 짰고, 조선시대의 소품과 배경으로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문화를 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 드라마를 만든 박계옥 작가는 앞서 인기리에 종영된 "철인왕후"를 중국 드라마인 '태자비승직기'를 원작으로 하여 집필했었는데, 이때도 역사왜곡 문제가 있었지만, 기존 역사왜곡 드라마들이 그랬듯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넘어갔었다. 한 번은 실수라고 할 수 있지만,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면 고의가 된다는 말이 있었나? 이번 조선구마사로 인해 박계옥 작가의 친중 성향이 드러나 방송계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드라마는 보는 재미로 끝나지 않는다. 드라마의 힘은 하나의 문화를 지배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드라마들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팬덤 문화를 만든 경우가 많았던 만큼 한류드라마의 위력을 알기에 세계 각국의 기업이나 정부에서 제작, 협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막강한 자본력으로 우리의 문화를 위협하고 지배하려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역사를 왜곡하고, 역사를 빼앗으려 하고, 위장하려 하는 현상들이 눈에 보인다. 이웃 나라인 대만이 그러했던 것처럼, 많은 영향력을 발휘할 때쯤 짓밟혀 무너지는 그런 상황을 우리는 겪지 않아야 할 것이다.

 

돈은 많은 여유를 누리 수 있게도 하지만, 그것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지는 말자. 나라가 있어야 내가 있고, 내가 있어야 모두가 있는 것이다. 순간의 이익만을 쫒아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을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것에 동참하는 것은 미래를 살아야 하는 다음 세대에게 너무나 가혹한 세상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나 하나가 모여 모두가 된다. 한 명 한 명이 올바른 역사와 사고를 보는 눈이 넓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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